바로 말하지 않게 된 것
“선생님, 저는 진짜 억울해요.” 점심을 먹고 2학년 교실에 올라오자 한 학생이 찾아왔어요. 쉬는 시간에 자리 때문에 친구와 말이 세게 오간 모양이었어요.

예전 같으면 누가 먼저 그랬는지부터 물었을 거예요. 빨리 가려야 다음 일이 안 생긴다고 생각했거든요. 오늘은 빈 의자에 잠깐 앉아 있으라고 했어요.
학생 물병을 가리키며 물부터 한 모금 마시게 했어요.
쉬는 시간 처음부터 다시 말해 보라고 했어요. 처음에는 친구가 한 말만 이어졌어요. 창가 쪽에는 아직 급식 냄새가 남아 있었고, 저는 급하게 재촉하지 않았어요.
말이 길어지자 목소리가 조금씩 작아지더라고요. 한참 뒤에는 자기도 먼저 “거기 앉지 마”라고 했다고 했어요. 그 말은 거의 책상만 보며 꺼냈고요.
4년차가 되니 해결할 말을 찾기보다, 학생 말이 느려질 때까지 기다리게 되는 것 같아요. 잘 기다린 건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종례 전에 둘을 같이 불러 보기로 했고, 학생은 물병 뚜껑을 두 번 돌려 닫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