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리스트 칸을 바꿨다
지난주 목요일 이브닝, 저녁 7시가 조금 넘었을 때였어요. 내과 병동 스테이션에서 세 번째 신규가 같은 확인을 또 빼먹은 걸 봤는데, “이거 확인했어요?” 하니 체크리스트를 다시 내려다봤고요.
처음 두 번은 신규가 급해서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옆에 서서 업무 순서를 다시 말해주고, 끝나면 체크리스트부터 보라고 했죠. 솔직히 세 번째에도 빠지니 설명을 더 해야 하나 싶었어요.
그런데 종이를 업무 흐름대로 짚어보니 문제가 좀 다르게 보였어요. 그 확인 칸은 앞 업무와 다음 업무 사이가 아니라 한참 아래에 끼어 있었고, 표시도 다른 칸처럼 네모 하나였어요. 눈에 띄게 색칠할까도 했는데 흑백으로 다시 뽑으면 애매하잖아요.
그래서 크게 뜯어고치지 않고 세 가지만 바꿨어요.
- 확인 항목을 실제로 하는 업무 바로 아래로 옮겼어요.
- 완료 체크 대신 확인한 시간을 적게 했어요.
- 나머지 문구와 칸은 그대로 뒀어요.
바꾼 뒤에는 스테이션에서 길게 설명하지 않았고, 신규가 적은 시간을 같이 보고 시간이 비어 있으면 그 앞뒤에 무슨 일을 했는지만 물었어요. “왜 또 안 했어요”보다 “이 시간대 흐름이 어디서 끊겼어요”가 대답하기도 쉬웠고요.
그날 이후 제가 같이 본 근무에서는 그 칸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어요. 시간을 써야 하니 확인한 순간이 남고, 저도 나중에 기억으로 따질 일이 줄었어요. 체크 하나는 했는지 안 했는지만 남지만 시간은 순서를 보여주거든요.
체크리스트를 만들면 자꾸 항목을 늘리게 돼요. 저도 빠뜨리지 말라고 문장을 덧붙여봤어요. 안 됐어요. 칸이 늘수록 찾는 시간만 길어졌어요.
지금은 신규가 틀린 횟수보다 그 칸이 업무순서 어디에 놓였는지 먼저 봐요. 아직 맨 아래 한 칸은 어디로 옮길지 못 정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