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간의 저장창
침대 옆 충전기에서 패드를 뽑았다. 교육학 인강 켜기 전에 진짜 한 판만 하려고 했다.
목요일 점심 전이었고, 집 책상엔 노트도 펴놨다. 시작할 때만 해도 저장창 한 번 보면 끌 수 있을 줄 알았다.
근데 저장 화면이 뜰 때마다 이제 끄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다음 구간 문이 열리는 장면이 너무 궁금했고, 장비 하나만 바꾸고 가자던 게 보스전까지 가고, 보스 잡고 나온 아이템 설명도 읽고, 또 저장을 했다. 두 시간이 넘었다.
아 진짜.
시계를 보고 교육학 인강 재생 버튼을 눌렀다. 강사는 교육과정 얘기를 하는데 머릿속에서는 방금 들은 동전 같은 효과음이 계속 났다. 필기하다가 괜히 패드 배터리도 확인했다.
공부를 안 한 두 시간보다 그 두 시간을 내가 너무 신나게 보냈다는 게 더 찔렸다. 재미없었으면 덜 억울했을 텐데, 솔직히 엄청 재밌었다. 지금 노트 귀퉁이에 저장 아이콘 비슷한 네모를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