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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Tag: #간호사

Column/Essay

명절 표를 먼저 봤다

지난주 금요일 이브닝 끝무렵, 인계 준비로 스테이션이 어수선한데 게시판 쪽만 이상하게 사람이 계속 바뀌었어요. 다음 달 명절 근무표가 붙은 거였어요. 다들 대놓고 몰려가진 않고, 지나가는 척 한 번씩 멈췄어요. 저도 펜 내려놓고 갔는데 제 이름보다 세 번째 신규 이름부터 찾았어요. 찾고 나서 조금 웃겼어요. 예전에는 새 표만 붙으면 내 오프가 며칠인지, ...

강강하은 2026-10-23 min read 115 4 3
Idea Note

병원 밖에서는 내가 느리다

지난주 수요일 오후, 나이트 끝나고 자고 일어나 동생이랑 동네 휴대폰 매장에 갔어요. 요금제를 바꿀지 말지만 보자고 들어갔는데 번호표를 뽑고도 한참 서 있었어요. 잠은 잤는데 머리는 아직 덜 켜진 느낌이었고요. 직원이 태블릿 화면을 넘기며 데이터, 결합, 할인 항목을 차례로 설명했어요. 말이 빠른 편도 아니었을 텐데 병동에서 제가 신규에게 순서를 설명할 ...

강강하은 2026-10-15 min read 104 3 6
Column/Essay

아침 일곱 시 지하철

아침 일곱 시쯤 병원역에서 지하철을 탔어요. 나이트 인계를 끝낸 사람들은 대체로 말이 없어요. 저도 출근하는 사람들 사이 빈자리에 앉아 가방만 무릎에 올렸어요. 맞은편에는 교복 입은 학생이 서서 작은 단어장을 보고 있었어요. 눈이 감기면 고개가 한번 떨어지고, 다시 페이지를 폈어요. 손잡이를 잡은 손도 열차 움직임대로 계속 흔들렸고요. 요즘 중간고사 때인가...

강강하은 2026-10-12 min read 104 2 2
Column/Essay

신규가 처음 웃었다

지난주 금요일 이브닝, 병동 스테이션에서 세 번째 신규가 보호자 전화를 받기 전 메모를 한참 봤어요. 첫 문장을 속으로 고르는 게 보였고, 입술만 몇 번 움직였어요. 저는 옆에 붙어 있으면 더 긴장할 것 같아서 두 걸음쯤 떨어져 있었어요. 괜히 말을 보태지 않았어요. 사실 저도 뭘 기다리는 사람처럼 컴퓨터 화면만 넘겼고요. 통화는 생각보다 길지 않았어요. ...

강강하은 2026-10-07 min read 118 2 1
Q&A

간호사 말고 뭐 할 건데

지난주 나이트 인계가 끝난 아침, 병동 스테이션에서 세 번째 신규가 물었어요. “선생님은 간호사 말고 하고 싶은 일 있어요?” 컴퓨터를 끄던 손이 잠깐 멈췄어요. 자기는 아직 모르겠는데, 가끔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한대요. 저는 바로 답을 못 했어요.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과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같은 게 아니잖아요. 병원 밖에서...

강강하은 2026-10-06 min read 99 2 4
Column/Essay

실수 보고부터 막았다

“말씀드릴 게 있는데요.” 지난주 나이트 인계 직전, 병동 스테이션에서 세 번째 신규가 그렇게 말하고 멈췄어요. 손에는 확인표가 있었고, 빠진 칸 하나를 손가락으로 짚고 있었어요. 주변은 인계 준비로 바빴고 저는 시계를 먼저 봤어요. 제가 바로 한 말은 “왜 지금 알았어요?”였어요. 이미 얼굴이 굳어 있던 신규는 그 뒤로 더 짧게만 대답했어요. 무엇이 빠졌...

강강하은 2026-09-24 min read 101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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