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말고 뭐 할 건데
지난주 나이트 인계가 끝난 아침, 병동 스테이션에서 세 번째 신규가 물었어요. “선생님은 간호사 말고 하고 싶은 일 있어요?” 컴퓨터를 끄던 손이 잠깐 멈췄어요. 자기는 아직 모르겠는데, 가끔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한대요. 저는 바로 답을 못 했어요.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과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같은 게 아니잖아요.
병원 밖에서 일하는 친구들 얘기를 들으면 부러워요. 점심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말도 그렇고, 월요일이 싫다는 말조차 조금 부럽지만, 막상 제가 뭘 할 수 있냐고 물으면 아무것도 안 떠올라요. 종이컵 커피만 식고 있었고... 간호사 아닌 제 모습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더라고요.

지금 하는 일 말고 다른 일을 상상한다면, 제일 먼저 뭐가 떠오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