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이 더 바빴다
지난주 일요일, 눈을 떴다가 알람부터 껐어요. 나이트 이틀 뒤 휴무라 늦게 자도 되는 날이었거든요. 다시 눈을 감았고, 다음에 휴대폰을 보니 열한 시가 조금 넘었어요. 그때부터 누워 있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랑 약속한 것도 없고 오후에 갈 데도 없는데 그랬어요. 이불을 걷는 순간 쉬는 날이 아니라 밀린 일을 처리하는 날이 됐어요. 세탁기...
Tag: #3교대
지난주 일요일, 눈을 떴다가 알람부터 껐어요. 나이트 이틀 뒤 휴무라 늦게 자도 되는 날이었거든요. 다시 눈을 감았고, 다음에 휴대폰을 보니 열한 시가 조금 넘었어요. 그때부터 누워 있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랑 약속한 것도 없고 오후에 갈 데도 없는데 그랬어요. 이불을 걷는 순간 쉬는 날이 아니라 밀린 일을 처리하는 날이 됐어요. 세탁기...
지난주 금요일 이브닝 끝무렵, 인계 준비로 스테이션이 어수선한데 게시판 쪽만 이상하게 사람이 계속 바뀌었어요. 다음 달 명절 근무표가 붙은 거였어요. 다들 대놓고 몰려가진 않고, 지나가는 척 한 번씩 멈췄어요. 저도 펜 내려놓고 갔는데 제 이름보다 세 번째 신규 이름부터 찾았어요. 찾고 나서 조금 웃겼어요. 예전에는 새 표만 붙으면 내 오프가 며칠인지, ...
아침 일곱 시쯤 병원역에서 지하철을 탔어요. 나이트 인계를 끝낸 사람들은 대체로 말이 없어요. 저도 출근하는 사람들 사이 빈자리에 앉아 가방만 무릎에 올렸어요. 맞은편에는 교복 입은 학생이 서서 작은 단어장을 보고 있었어요. 눈이 감기면 고개가 한번 떨어지고, 다시 페이지를 폈어요. 손잡이를 잡은 손도 열차 움직임대로 계속 흔들렸고요. 요즘 중간고사 때인가...
지난주 나이트 인계가 끝난 아침, 병동 스테이션에서 세 번째 신규가 물었어요. “선생님은 간호사 말고 하고 싶은 일 있어요?” 컴퓨터를 끄던 손이 잠깐 멈췄어요. 자기는 아직 모르겠는데, 가끔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한대요. 저는 바로 답을 못 했어요.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과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같은 게 아니잖아요. 병원 밖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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