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를 창가에 앉힌 뒤
“내 색종이 망가졌어요.” 월요일 2교시 쉬는 시간, 한 아이가 구겨진 색종이를 들고 울었고, 옆에 있던 아이는 “제가 먼저 민 거 아니에요”라고 곧바로 말했고요. 둘 다 자기 억울함부터 꺼내서 창가 쪽 작은 책상 양끝에 따로 앉혔어요.
처음에는 누가 먼저 그랬는지 묻지 않았어요. 물을 한 모금씩 마시게 하고, 울음이 조금 잦아든 아이부터 “내가 본 일을 처음부터 말해 줘”라고 했고, 다른 아이가 중간에 끼어들 때는 말을 멈추기보다 손바닥을 펴서 잠깐 기다리라는 표시만 했고요.
한쪽 이야기가 끝난 뒤에는 다른 아이에게 방금 들은 말을 한 문장으로 말해 보게 했는데, 처음에는 “자기가 안 했대요”라고 엉뚱하게 줄여 말했어요. 제가 바로 고치지는 않았고, 먼저 말한 아이가 “그게 아니라, 접는 순서를 알려 주다가 종이가 찢어졌다는 거야”라고 덧붙였어요. 듣고 다시 말하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려서, 내가 너무 어려운 걸 시키나 싶기도 했어요.
사과부터 시키면 금방 끝날 것 같아 잠깐 망설였어요.
대신 다음 미술 시간에는 색종이를 어디에 둘지 둘이 정해 보라고 했어요. 한 아이가 “가운데 놓고 한 장씩 가져가요”라고 했고, 다른 아이도 고개를 끄덕였어요. 새 색종이 한 장을 책상 가운데 놓아 주니 둘은 각자 자리로 돌아갔고, 쉬는 시간 종이 울린 뒤에도 그 종이는 한동안 창가에 그대로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