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성적표 앞에서 제가 급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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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rowing (Development Stage)지난 토요일 오전, 인천 집 식탁에서 중2 아들이 중간고사 성적표를 내밀었습니다. 저는 종이를 받아 들자마자 수학 점수부터 짚었습니다. “학원 숙제는 다 한 것 맞니”, “이 점수로 괜찮겠니”가 거의 붙어서 나왔습니다. 아들은 잠깐 성적표를 보더니 물을 마시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걱정해서 한 말이니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점심을 먹고 오후가 되도록 아들과 대화가 끊기니 성적표보다 제 말투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영업팀 직원이 실적표를 가져왔을 때도 숫자부터 몰아세우지는 않는데, 집에서는 왜 그렇게 급해졌나 싶었습니다.
아이 점수인데 제가 시험을 다시 보는 사람처럼 굴었던 것이지요.
그날 저녁 방문 앞에서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점수 이야기는 잠시 접고 시험 기간에 가장 힘들었던 과목이 무엇이었는지만 물었습니다. 아들은 수학이라고 할 줄 알았는데 사회 서술형이 제일 막막했다고 했습니다. 답이 나오기까지 뜸이 꽤 길었고, 저는 중간에 설명을 보태고 싶은 입을 두어 번 참았습니다. 허허, 기다리는 일이 말하는 일보다 어렵습니다.
다음 성적표를 받으면 세 가지 정도만 해보려 합니다. 첫눈에 보이는 점수를 바로 입 밖에 내지 않고, 아이가 먼저 설명할 때까지 기다리고, 다음 시험에서 바꿔 볼 한 가지를 함께 종이에 적는 방식입니다. 비교할 친구 이름이나 학원 이야기도 그 자리에서는 꺼내지 않으려 합니다. 계획이라고 하기에는 소박하고, 막상 점수를 보면 또 마음이 앞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식탁 서랍에 메모라도 넣어 둘 생각입니다.
성적표는 아이가 가져왔는데 부모의 불안이 먼저 앉아 버리는 경우가 있는 듯합니다. 다음 성적표 앞에서는 무엇부터 물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