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문을 접는 손이 남아 있을까요
아이디어 상태
🌿 성장 중 (구체화 단계)점심을 먹고 회사 휴게실에 앉아 경제면을 반으로 접었습니다. 종이가 바스락거리자 옆에 있던 막내 사원이 휴대전화를 내밀었습니다. 제가 찾던 기사가 화면에 벌써 떠 있었습니다. “팀장님, 이 기사 보시는 것 아닙니까?”라고 했습니다.
신문을 회사로 가져온 지는 오래됐습니다. 예전에는 첫 면부터 뒤까지 훑었는데, 요즘은 펼쳐 놓고도 끝까지 읽는 날이 드뭅니다. 막내는 검색하면 더 빨리 찾을 수 있는데 왜 들고 다니느냐고 가볍게 물었습니다. 저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편해서는 아닙니다. 손가락에 잉크가 묻고, 큰 종이가 자꾸 옆 사람 자리까지 넘어갑니다. 필요한 기사를 접어 두었다가 그대로 잊기도 합니다. 허허, 물건을 쓰는 것인지 불편을 견디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신문은 정보를 읽는 물건이라기보다 아침의 순서를 붙잡는 물건에 가까웠습니다. 펼치고, 넘기고, 접는 동안 하루가 시작된다는 느낌 말입니다. 중2 아들이 나중에 아버지가 종이신문을 보았다는 기억이라도 할까 싶었습니다. 그것도 제 혼자 만든 장면인지 모르겠습니다.
접어 둔 경제면을 다시 펼쳤습니다. 화면에서 본 것과 같은 기사인데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이 손은 언제까지 종이를 접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