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보고부터 막았다
“말씀드릴 게 있는데요.” 지난주 나이트 인계 직전, 병동 스테이션에서 세 번째 신규가 그렇게 말하고 멈췄어요. 손에는 확인표가 있었고, 빠진 칸 하나를 손가락으로 짚고 있었어요. 주변은 인계 준비로 바빴고 저는 시계를 먼저 봤어요. 제가 바로 한 말은 “왜 지금 알았어요?”였어요. 이미 얼굴이 굳어 있던 신규는 그 뒤로 더 짧게만 대답했어요. 무엇이 빠졌는지, 지금까지 뭘 확인했는지 들어야 하는데 필요한 말이 잘 안 나왔어요. 제가 재촉하면서 보고 입구부터 막은 셈이었죠.
처음에는 바로 확인하고 수습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생각 자체는 지금도 같아요. 그런데 급할수록 첫 질문이 추궁처럼 들리면 다음 정보가 늦게 나와요. 특히 신규는 제가 묻지 않은 말까지 틀릴까 봐 입안에서 한번 더 고르거든요.
그날은 같이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한 뒤 인계를 넘겼어요. 큰소리를 낸 것도 아닌데 찜찜했어요. “왜” 한마디가 너무 빨랐다는 생각이 퇴근할 때까지 남았어요.
다음 근무부터 순서를 바꿨어요. 누가 했는지는 뒤로 미루고 “뭐가 빠졌어요”, “언제 알았어요”, “지금 확인한 건 뭐예요”만 먼저 물었어요. 질문을 세 개로 고정하니 저도 덜 흥분했고, 신규도 시간 순서대로 말하기 시작했어요.
이게 되더라고요.
답을 들은 다음에는 지금 할 일 하나를 정하고, 끝나면 원인을 다시 봤어요. 교육할 내용도 그때 붙였어요. 보고받는 순간에 실수의 이유와 태도까지 한꺼번에 따지면 말이 섞였어요. 저도 빨리 끝내려다 질문을 다섯 개씩 던지는 버릇이 있었고요.
그래도 목소리가 흔들리는 걸 보면 제가 너무 느슨하게 받는 건 아닌가 싶어요. 단호하게 말해야 다시 안 빠뜨리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바로 올라와요. 보고하기 편한 분위기와 실수를 가볍게 넘기는 분위기는 다르다고 말은 하는데, 현장에서는 그 선이 늘 또렷하지 않아요.
오늘 나이트를 마치고 주머니에서 접힌 메모를 꺼냈어요. 세 질문 옆에 제가 작은 글씨로 “왜는 나중”이라고 써놨더라고요. 볼펜 자국이 번져서 그 문장만 두 번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