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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씩으로는 안 됐다

강
강하은
2026-09-28 09:15 87

지난주 금요일 이브닝, 준비실 카트 위에 수액 세트와 알코올 솜을 놓고 세 번째 신규에게 교체 순서를 보여줬어요. 제가 먼저 한 번, 신규가 바로 한 번. 순서는 맞았고 저는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어요.

예전에는 거기까지 하면 됐다고 생각했어요. 한 번 보여주고, 한 번 해보고, 옆에서 한 번 더 지켜보면 확인 끝. 체크리스트에도 수행이라고 표시하기 좋았거든요.

그런데 그날 제가 “다음은요?” “그 전에 뭐 봐야 해요?” 하고 중간중간 말을 붙인 횟수가 꽤 많았어요. 신규가 혼자 한 게 아니라 제 말에 맞춰 손을 옮긴 셈이죠. 다음 근무에 다시 해보니 순서보다 왜 그 순서로 하는지에서 먼저 멈췄고요.

좀 찜찜했어요.

그래서 해본 직후에 잘했다, 부족했다 평가하는 걸 멈췄어요. 다음번 같은 업무가 왔을 때 물건에 손대기 전에 본인이 순서를 먼저 말하게 했어요. 저는 답을 채워주지 않고 손이 어디서 멈추는지만 봤고요. 말로 설명할 때 비는 부분과 실제로 손이 꼬이는 부분이 다르더라고요. 기다리는 몇 초가 생각보다 길어서 저도 입을 다무는 연습이 필요했어요.

진짜 문제는 손기술이 아니라 제가 너무 빨리 끼어드는 습관이었나 싶어요. 물론 환자 앞에서 계속 기다릴 수는 없어요. 안전 때문에 바로 잡아야 하는 선도 있고요. 다만 준비실에서 연습할 때까지 제가 답을 먼저 주면, 신규가 어디까지 아는지 저는 계속 착각하게 돼요.

한 번 했다는 표시가 사람을 너무 쉽게 안심시켜요.

강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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