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쪽과 시험지
어젯밤 집 책상에서 조선 후기 호적 자료 해설을 읽었다. 이름 옆에 손가락을 걸어 둔 채 몇번이나 앞쪽으로 돌아갔다.
누구는 새로 적히고 누구는 빠졌다. 한 집 안에서도 기록되는 방식이 달랐다. 문제집 설명보다 그 부분을 오래 보고 있었다.
한 문단만 더 읽으려다가 왜 이런 기록을 남겼는지, 종이 밖에는 또 누가 있었는지 궁금해졌다. 실제로 살았는데 이름 한 줄도 못 남긴 사람까지 생각하니 공부가 자꾸 다른 데로 샜다.
옆에 둔 기출 문제에는 1분 30초라고 적혀 있었다. 보기 다섯 개가 갑자기 너무 시끄러워 보였다.
시끄러웠다.
역사는 자꾸 옆길을 보게 한다. 시험지는 그 길을 지우고 답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 오늘 독서실에서도 그 문제를 다시 폈는데, 좋아하는 쪽으로 읽으면 시간이 불안하고 시간에 맞추면 내가 왜 역사를 골랐는지 좀 흐려지는 것 같고...
시험이 끝난 뒤에도 그 이름들을 다시 찾아보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