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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의 첫 장을 고르는 일

박
박지훈
2026-09-30 15:52 105

지난 월요일 오전, 판교 사무실에서 C님과 배치 작업의 수동 재실행 방법을 찾았습니다. 슬랙 검색창에 작업명, 장애 문구, 담당자 이름까지 바꿔 넣었습니다. 이십 분이 넘어가자 C님이 물었습니다. “찾으면 이 질문은 어디에 적어야 하나요?”

팀 위키를 같이 열었습니다. 빈 메뉴가 몇 개 있었고, 2년 전 화면 기준으로 적힌 문서도 있었습니다. 운영, 배치, 장애 대응 중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애매했습니다. 검색보다 분류가 먼저 막히는 상태였습니다.

예전에는 도메인별 구조부터 잘 나누려고 했습니다. 결제 아래에 운영을 둘지, 공통 운영 아래에 결제를 둘지 회의도 했습니다. 누가 첫 문서를 쓸지 정하다가 멈춤. 빈 폴더만 반듯하게 남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온라인 강의 목차를 먼저 보다가 정작 첫 강의를 미루는 것과 좀 비슷했습니다.

그날은 답 하나만 적는 임시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남길 항목도 세 개로 줄였습니다.

  • 언제 다시 찾는 정보인지
  • 실제 명령이나 링크는 어디에 있는지
  • 마지막으로 확인한 사람은 누구인지

설명은 길게 쓰지 않았습니다. 새벽 실패 알림 뒤 수동 재실행이 필요할 때 찾는다는 문장, 사내 저장소 링크, 월요일에 확인한 제 이름을 적었습니다. 맞는 분류는 나중에 정하기로 했습니다. 이게 맞나 싶었지만 일단 저장함.

다음 코드 리뷰에서 C님이 다른 운영 절차 링크를 찾아 그 페이지에 붙였습니다. 새 문서 수는 그대로인데 편집 기록이 하나 늘었습니다. 그 뒤로는 문서가 얼마나 빨리 쌓이는지보다 누가 다시 열고 무엇을 덧붙였는지를 먼저 보게 됩니다. 페이지 이름은 아직도 ‘배치 재실행 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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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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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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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윤도현 2026-09-30 16:48

저희 영업팀도 폴더 체계부터 잡다가 빈 폴더만 남은 적이 있습니다. 임시 페이지에 확인한 사람을 적어두니 다음 담당자가 손대기 쉬웠겠습니다.

박
박지훈 2026-09-30 18:25

확인한 사람을 남기니 문서의 시작점이 생기더라고요. 빈 폴더보다 편집 한 번이 먼저인 듯합니다.

한
한지우 2026-09-30 18:06

제 드로잉 클래스도 목차부터 짜면 빈 페이지로 오래 남습니다. 수강생 질문 하나를 먼저 적어둔 문서는 다음 기수에도 계속 열게 되더라고요.

박
박지훈 2026-09-30 18:47

질문 하나에서 시작한 문서가 오래 남는다는 점이 닮았네요. 목차보다 먼저 열릴 이유를 적어두는 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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