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뒤 하천에 사는 왜가리
회색 목이 돌 위에서 꼼짝도 하지 않아서 어제 수요일 아침, 교문 앞에서 걸음이 멈췄어요. 학교 뒤 하천 가장자리였어요.
왜가리 한 마리가 물만 보고 있었는데 부리 끝도 거의 움직이지 않더라고요. 처음엔 버려진 우산인가 했어요.
저는 시험지 봉투를 든 채 난간 옆에 섰어요. 봉투 모서리가 손바닥을 자꾸 눌렀고, 들어가야 하는데 조금 더 보고 싶었어요.
평소 아침마다 뛰는 하천과 이 물길이 이어진다는 생각도 났는데, 알고 있던 사실인데도 그때는 새삼 이상했어요. 뛰던 길이 학교 뒤까지 따라온 기분이었달까요.
뒤에서 우리 반 학생 둘이 왔어요. 제가 가리키자 “저거 진짜예요?” 하고 물었고, 한 명은 난간 가까이 붙으려 했어요.
괜히 새가 놀랄까 봐 조금 떨어지라고 했어요.
아이들은 목이 왜 저렇게 기냐고 했어요. 물고기를 잡는 장면도 보고 싶다고 했고, 저도 보고 싶었지만 아는 척만 했어요. 왜가리를 자세히 아는 건 아니니까요.
종이 치기 직전 새가 날개를 폈어요. 생각보다 훨씬 컸어요. 두어 번 천천히 움직이더니 하천 아래쪽으로 날아갔어요.
아이들은 교실로 올라가면서도 그 얘기를 했고, 복도에서 팔을 넓게 벌려 크기를 재기도 했어요. 저는 시험지 봉투를 교탁 아래에 두고 출석부를 찾았는데, 창가 자리에 앉은 아이는 아직 하천 쪽을 보고 있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