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답 옆에 한 줄을 남겼어요
지난주 금요일 6교시, 담임반 교탁 위에 짧은 확인 문제를 펼쳐 뒀고, 채점을 마치고 보니 같은 식에서 빨간 표시가 여러 번 겹쳤어요.
조금 답답했어요.
평소처럼 오답 노트를 내라고 하면 풀이를 통째로 옮기는 아이가 많아요. 정답은 반듯하게 남는데, 어디서 막혔는지는 잘 안 보였어요. 베껴 쓰는 손만 바빠 보일 때도 있었고요.
그래서 그날은 오답 아래에 틀린 이유만 한 줄로 쓰게 했어요. 문제를 못 풀었어도 빈칸으로 두지 말자고 했고요. 풀이보다 이유를 먼저 보려는 셈이었어요. ‘부호를 반대로 봄’, ‘조건 하나를 빼먹음’ 같은 문장이 금방 나왔어요.
몇몇 칸에는 그냥 ‘급해서’라고만 적혀 있었어요. 왜 급했는지 한 번 더 물을까 하다가 수업 끝 종이 울렸어요. 걷어 온 종이를 보며 질문이 너무 넓었나 싶더라고요.
다음 시간 시작할 때 그 한 줄을 다시 읽게 했어요. 그런데 같은 아이가 또 부호를 바꿔 적었어요. 한 줄도 며칠 지나면 오답 풀이처럼 형식이 되는 건 아닐까 찜찜했어요.
다음에는 이유 옆에 ‘다음에 확인할 것’도 짧게 붙여 보려 해요. 오답의 한 줄이 숙제가 되지 않으려면, 어디까지 묻는 게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