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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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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은's Posts (12)

Column/Essay

쉬는 날이 더 바빴다

지난주 일요일, 눈을 떴다가 알람부터 껐어요. 나이트 이틀 뒤 휴무라 늦게 자도 되는 날이었거든요. 다시 눈을 감았고, 다음에 휴대폰을 보니 열한 시가 조금 넘었어요. 그때부터 누워 있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랑 약속한 것도 없고 오후에 갈 데도 없는데 그랬어요. 이불을 걷는 순간 쉬는 날이 아니라 밀린 일을 처리하는 날이 됐어요. 세탁기...

2026-10-31 14:18 32 4 3
#일상 #3교대
Column/Essay

명절 표를 먼저 봤다

지난주 금요일 이브닝 끝무렵, 인계 준비로 스테이션이 어수선한데 게시판 쪽만 이상하게 사람이 계속 바뀌었어요. 다음 달 명절 근무표가 붙은 거였어요. 다들 대놓고 몰려가진 않고, 지나가는 척 한 번씩 멈췄어요. 저도 펜 내려놓고 갔는데 제 이름보다 세 번째 신규 이름부터 찾았어요. 찾고 나서 조금 웃겼어요. 예전에는 새 표만 붙으면 내 오프가 며칠인지, ...

2026-10-23 15:48 115 4 3
#간호사 #프리셉터 #3교대
Column/Essay

바쁠 때는 못 묻는다

지난주 화요일 데이 근무였어요. 스테이션에서 세 번째 신규가 제 옆을 몇 번 왔다 갔다 하더니, 업무가 거의 끝나서야 “아까 이건 어떻게 해야 했어요?” 하고 물었어요. 이미 혼자 정한 방식으로 처리한 뒤였고요. 처음에는 제가 말투를 세게 했나 싶었어요. 모르는 건 바로 물어보라고 몇 번이나 말했죠. 그래도 제가 전화받거나 기록할 때면 옆에서 차트만 들고...

2026-10-20 15:42 95 1 0
#신규교육 #현장교육 #프리셉터
Column/Essay

체크리스트 칸을 바꿨다

지난주 목요일 이브닝, 저녁 7시가 조금 넘었을 때였어요. 내과 병동 스테이션에서 세 번째 신규가 같은 확인을 또 빼먹은 걸 봤는데, “이거 확인했어요?” 하니 체크리스트를 다시 내려다봤고요. 처음 두 번은 신규가 급해서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옆에 서서 업무 순서를 다시 말해주고, 끝나면 체크리스트부터 보라고 했죠. 솔직히 세 번째에도 빠지니 설명을 더 ...

2026-10-19 14:09 99 3 2
#신규교육 #현장교육 #프리셉터
Idea Note

병원 밖에서는 내가 느리다

지난주 수요일 오후, 나이트 끝나고 자고 일어나 동생이랑 동네 휴대폰 매장에 갔어요. 요금제를 바꿀지 말지만 보자고 들어갔는데 번호표를 뽑고도 한참 서 있었어요. 잠은 잤는데 머리는 아직 덜 켜진 느낌이었고요. 직원이 태블릿 화면을 넘기며 데이터, 결합, 할인 항목을 차례로 설명했어요. 말이 빠른 편도 아니었을 텐데 병동에서 제가 신규에게 순서를 설명할 ...

2026-10-15 15:23 104 3 6
#일상 #간호사
Column/Essay

아침 일곱 시 지하철

아침 일곱 시쯤 병원역에서 지하철을 탔어요. 나이트 인계를 끝낸 사람들은 대체로 말이 없어요. 저도 출근하는 사람들 사이 빈자리에 앉아 가방만 무릎에 올렸어요. 맞은편에는 교복 입은 학생이 서서 작은 단어장을 보고 있었어요. 눈이 감기면 고개가 한번 떨어지고, 다시 페이지를 폈어요. 손잡이를 잡은 손도 열차 움직임대로 계속 흔들렸고요. 요즘 중간고사 때인가...

2026-10-12 15:00 104 2 2
#3교대 #일상 #간호사
Idea Note

처음부터 다 말해줬다

지난봄 월요일 데이, 8시 전 준비실에서 첫 신규를 붙잡고 업무 순서를 설명했어요. 인쇄한 체크리스트를 손가락으로 짚으면서 아침 확인부터 점심 전까지, 왜 그 순서여야 하는지도 전부 말했죠. 불안해 보여서 더 길게 했어요. 설명하는 동안에는 계속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런데 혼자 해보라고 하니 첫 칸 앞에서 멈췄어요. “뭐부터 하면 되죠?”라고 다시 물었고요...

2026-10-10 09:30 119 2 3
#신규교육 #현장교육 #프리셉터
Column/Essay

신규가 처음 웃었다

지난주 금요일 이브닝, 병동 스테이션에서 세 번째 신규가 보호자 전화를 받기 전 메모를 한참 봤어요. 첫 문장을 속으로 고르는 게 보였고, 입술만 몇 번 움직였어요. 저는 옆에 붙어 있으면 더 긴장할 것 같아서 두 걸음쯤 떨어져 있었어요. 괜히 말을 보태지 않았어요. 사실 저도 뭘 기다리는 사람처럼 컴퓨터 화면만 넘겼고요. 통화는 생각보다 길지 않았어요. ...

2026-10-07 09:54 118 2 1
#간호사 #신규교육 #프리셉터
Q&A

간호사 말고 뭐 할 건데

지난주 나이트 인계가 끝난 아침, 병동 스테이션에서 세 번째 신규가 물었어요. “선생님은 간호사 말고 하고 싶은 일 있어요?” 컴퓨터를 끄던 손이 잠깐 멈췄어요. 자기는 아직 모르겠는데, 가끔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한대요. 저는 바로 답을 못 했어요.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과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같은 게 아니잖아요. 병원 밖에서...

2026-10-06 15:07 99 2 4
#간호사 #3교대 #일상
Column/Essay

체크리스트를 같이 고쳤다

지난주 월요일 데이 근무 전, 병동 스테이션에 체크리스트를 펼쳐 놨어요. 인계 준비하는 선생님들한테 종이를 건네며 물었어요. “이 칸은 실제로 언제 확인해요?” 처음 만든 체크리스트는 제가 신규에게 매일 설명하는 일을 순서대로 적은 종이였어요. 설명했으면 표시하고, 한 번 보여 줬으면 확인받는 식이었죠. 그 정도면 빠뜨릴 일이 줄어들 줄 알았는데요. 막...

2026-09-29 09:23 110 2 2
#신규교육 #현장교육 #프리셉터
Column/Essay

한 번씩으로는 안 됐다

지난주 금요일 이브닝, 준비실 카트 위에 수액 세트와 알코올 솜을 놓고 세 번째 신규에게 교체 순서를 보여줬어요. 제가 먼저 한 번, 신규가 바로 한 번. 순서는 맞았고 저는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어요. 예전에는 거기까지 하면 됐다고 생각했어요. 한 번 보여주고, 한 번 해보고, 옆에서 한 번 더 지켜보면 확인 끝. 체크리스트에도 수행이라고 표시하기 좋았거...

2026-09-28 09:15 86 2 0
#신규교육 #현장교육 #프리셉터
Column/Essay

실수 보고부터 막았다

“말씀드릴 게 있는데요.” 지난주 나이트 인계 직전, 병동 스테이션에서 세 번째 신규가 그렇게 말하고 멈췄어요. 손에는 확인표가 있었고, 빠진 칸 하나를 손가락으로 짚고 있었어요. 주변은 인계 준비로 바빴고 저는 시계를 먼저 봤어요. 제가 바로 한 말은 “왜 지금 알았어요?”였어요. 이미 얼굴이 굳어 있던 신규는 그 뒤로 더 짧게만 대답했어요. 무엇이 빠졌...

2026-09-24 09:09 101 2 1
#간호사 #신규교육 #프리셉터
PedagoN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