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곱 시 지하철
아침 일곱 시쯤 병원역에서 지하철을 탔어요. 나이트 인계를 끝낸 사람들은 대체로 말이 없어요. 저도 출근하는 사람들 사이 빈자리에 앉아 가방만 무릎에 올렸어요.
맞은편에는 교복 입은 학생이 서서 작은 단어장을 보고 있었어요. 눈이 감기면 고개가 한번 떨어지고, 다시 페이지를 폈어요. 손잡이를 잡은 손도 열차 움직임대로 계속 흔들렸고요. 요즘 중간고사 때인가 싶었어요. 평소 같으면 저도 바로 잤을 텐데 오늘은 좀 여유가 있어서 그걸 오래 봤어요. 단어장 모서리가 많이 닳아 있었어요. 외운 쪽인지 못 외운 쪽인지 자꾸 앞뒤로 넘기는데, 남의 공부는 왜 그렇게 눈에 잘 들어오는지.
병원에서는 막 아침 업무가 시작될 시간이었고 저는 집으로 가는 중이었어요. 같은 월요일인데 방향이 완전히 달랐어요. 그게 좀 이상했어요. 아니, 이상하다기보다 그냥 잠이 덜 와서 그런 생각까지 했나봐요.
제가 내릴 때쯤 학생은 단어장을 가방에 넣었어요. 저도 동생한테 “아침 먹을 거 있어?” 하고 메시지를 보냈어요. 답은 없었고, 지하철 문이 먼저 열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