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산에서 공단 쪽을 내려다보며
물병 뚜껑을 닫고 정상 벤치 옆에 서서 한참 눈을 가늘게 떴습니다. 어제 일요일 오전, 계양산 아래로 펼쳐진 풍경에서 남동공단 쪽을 찾아보는데 제가 방향을 제대로 짚은 것인지는 조금 자신이 없었습니다. 낮은 지붕과 길이 붙어 있어 생각보다 조용하고 작게 보였습니다.
평일에는 납기 전화 한 통, 수정 견적서 한 장에도 공장들이 아주 크게 느껴집니다. 그 안에서 기계가 돌고 사람들이 뛰어다니는데 높은 곳에서는 그저 회색과 푸른색 지붕이 한 덩어리였습니다. 제가 매일 크게 받아들이는 일도 저 정도 크기인가 싶다가, 눈이 침침해서 그런가 싶기도 했습니다.
허허.
월요일이면 다시 부품 이야기와 사람들 목소리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늘 아침 출근길은 조금 가벼웠습니다. 신호를 기다리며 멀리 보이는 공장 지붕을 괜히 한 번 더 봤습니다.
내려오는 길에는 아내에게 공단 쪽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아내는 풍경 이야기는 잠시 듣더니 점심에 무엇을 먹을지 먼저 물었고, 저는 길가에 칼국수집이 있었나 생각하며 천천히 내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