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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을 내려놓은 수학 시간

김
김민준
2026-10-14 09:20 119

지난달 수요일 3교시였어요. 2학년 교실 칠판에 QR을 띄웠어요. 휴대폰을 꺼내라는 말에 교실이 금방 들떴어요.

화면은 빨랐고 모둠은 달랐어요

좌표를 움직이면 그래프가 바뀌는 사이트였어요. 모둠마다 기울기와 절편을 찾아보게 했어요. 처음 몇 분은 제법 잘 따라왔어요.

곧 속도가 갈리기 시작했어요. 로그인이 풀린 학생도 있었고, 배터리가 4퍼센트인 학생도 있었어요. 같은 설명을 세 번쯤 다시 했어요.

그래프를 캡처하는 학생도 있었어요. 옆에서는 다른 화면을 넘기고 있었고요. 저는 교실을 돌며 접속만 돕다가 시간이 꽤 지났어요.

수업 뒤 박 선생이 준비실에서 물었어요.

“그래서 활동하고 손에 남는 건 있어요?”

바로 답을 못 했어요. 캡처 파일은 남았지만, 기울기가 왜 달라졌는지 적은 흔적은 거의 없었어요. 제가 새 도구를 썼다는 데 들떠 있었던 것 같아요.

종이를 먼저 놓았어요

다음 시간에는 휴대폰을 앞 상자에 넣었어요. 좌표 격자 종이와 색연필을 나눠 줬어요. 기울기 두 개와 절편 두 개를 정해 직접 그리게 했어요.

그래프 한 장을 완성한 뒤에만 교탁 화면을 켰어요. 좌표를 움직이며 종이의 선과 비교했어요. 화면을 보는 시간은 오히려 짧았어요.

휴대폰을 쓰지 말자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화면으로 볼 것과 손으로 남길 것을 미리 나눠두는 편이 낫더라고요. 로그인 없는 주소도 먼저 확인해두고요.

그날은 색연필이 모자라 두 모둠이 파란색을 같이 썼어요. 한 학생은 종이 귀퉁이에 기울기 값을 다시 적어 놓았어요. 파란색 연필은 다음 날 제 책상에 돌아와 있었고요.

김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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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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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윤도현 2026-10-14 10:21

화면보다 종이에 먼저 그래프를 그린 순서가 눈에 남습니다. 저희 아들도 수학 문제를 태블릿으로 보면 풀이는 머릿속에만 있고, 공책에는 답만 적혀 있더군요.

김
김민준 2026-10-14 11:06

종이에 풀이 흔적이 남아야 어디에서 막혔는지도 함께 보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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