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해째 같은 시간에 여는 문
지난 목요일 아침 7시 40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회사 현관으로 걸어갔습니다. 공장 쪽은 아직 불이 덜 켜져 있었고, 오래 잡아 온 철문 손잡이가 유난히 차갑게 느껴졌는데 문을 당기는 순간 스무 해 전 처음 출근하던 날의 낯선 냄새가 잠깐 떠올랐습니다. 기름 냄새였는지 새 작업복 냄새였는지는 이제 확실하지 않습니다.
입사 첫날에는 영업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면서 구두만 반들반들하게 닦아 신고 왔는데, 당시 저를 안내했던 박 선배는 서류철을 옆구리에 끼고 “일단 자리부터 봅시다”라고 했습니다. 무슨 대단한 설명을 들었던 것처럼 기억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말이 전부였던 듯합니다. 허허, 기억도 오래 묵으면 조금씩 내용을 보태는 모양입니다.
그때는 현관문 하나 여는 데도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사무실에 올라가 종이신문을 펼치기 전에 책상 위 견적서부터 보았습니다. 납기 칸에 동그라미가 쳐진 것, 단가를 다시 적어야 하는 것, 팀원 자리에 놓인 빈 컵이 차례로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람도 많이 바뀌었고 서류 양식도 몇 번이나 달라졌습니다. 제 책상 위치는 두 번 옮겼는데, 신문을 놓는 방향은 아직 같습니다.
커피포트의 물 끓는 소리를 들으며 창밖을 보니 직원들이 한두 명씩 주차장을 건너오고 있었는데, 누군가는 빠르게 걷고 누군가는 차에 두고 온 것이 있는지 다시 돌아갔습니다. 저는 수첩 한쪽에 오늘도 평소처럼 문을 열었다고 적었습니다. 물이 다 끓었는데도 한동안 컵을 꺼내지 않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