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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Essay

D-60 메모

최
최우진
2026-10-29 14:51 50

점심 먹고 독서실에 들어와 필기 노트를 펴는데, 접어 둔 종이 한 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8월 말에 만든 계획표였다.

목요일 칸 위에 D-60이라고 크게 적혀 있었다. 지금은 시험까지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종이 속 숫자는 아직 60이라서 잠깐 손이 멈췄다.

그날 적어 둔 한국사 회독 범위는 반쯤 지워져 있었다. 교육학 인강 개수도 애매했다. 끝낸 것보다 미룬 것에 친 동그라미가 더 많았고, 왜 저때는 하루에 저만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옆자리에서는 스터디 동기가 프린트를 계속 넘겼다. 사각거리는 소리가 괜히 크게 들려서 계획표를 다시 노트 사이에 넣었다. 들킨 것도 아닌데 좀 그랬다.

두 시가 조금 넘어서 다시 꺼냈다.

D-60 아래에 작게 적힌 건 ‘컨디션 관리’였다. 잠 줄이지 않기, 카페인 조심, 밥 챙기기. 셋 다 내가 쓴 글씨인데 남이 적어 둔 말 같았다. 어젯밤에도 늦게 잤고 오전엔 속이 답답해서 점심도 반쯤 남겼다.

일단 문제집을 폈다. 조선 후기 세도정치 파트였다. 형광펜 뚜껑이 잘 안 닫혀서 몇 번 눌렀다.

최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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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진

Comment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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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정수빈 2026-10-29 15:42

‘잠 줄이지 않기, 카페인 조심, 밥 챙기기’가 남이 적어 둔 말 같았다는 대목에 오래 머물렀습니다. 저도 첨삭이 밀리면 적어 둔 식사 시간을 먼저 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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