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에 시키는 관찰
지난달 월요일 오전, 판교 사무실 작은 회의실에서 K님에게 고객용 계정을 건넸습니다. 첫 코드 수정은 아직 안 함. 대신 가입부터 주요 화면까지 직접 눌러 보자고 했습니다. 예전에는 로컬 실행부터 시켰습니다. 실행이 되면 작은 버그 티켓을 하나 맡겼습니다. 코드 한 줄은 고쳤는데, 그 화면을 누가 왜 쓰는지는 모르는 상태가 남았습니다. 다음 설명이 계속 처...
지난달 월요일 오전, 판교 사무실 작은 회의실에서 K님에게 고객용 계정을 건넸습니다. 첫 코드 수정은 아직 안 함. 대신 가입부터 주요 화면까지 직접 눌러 보자고 했습니다. 예전에는 로컬 실행부터 시켰습니다. 실행이 되면 작은 버그 티켓을 하나 맡겼습니다. 코드 한 줄은 고쳤는데, 그 화면을 누가 왜 쓰는지는 모르는 상태가 남았습니다. 다음 설명이 계속 처...
“이걸 배포 전에 어떻게 발견할 수 있었을까요.” 수요일 밤 11시 40분, 판교 사무실에서 장애 대응을 마친 뒤 J님이 물었습니다. 원인은 작은 설정값 하나였습니다. 로그를 같이 보다가 찾았고, 값을 되돌리니 서비스도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때는 복구 순서와 확인할 항목만 말했습니다. 답변이라기보다 상황 공유에 가까웠습니다. 각자 휴대폰으로 막차 시...
월요일 밤 9시 15분, 딸이 잠든 방 문을 손잡이까지 잡고 닫았습니다. 거실에는 블록 네 개가 떨어져 있었고 식탁에는 반쯤 남은 물컵이 있었습니다. 노트북부터 열 생각이었는데, 발로 블록을 밟을 것 같아 먼저 주웠습니다. 물컵도 싱크대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미뤄 둔 개인 메모를 열었습니다. 제목을 적으려는데 소파 옆에 어린이집 가방이 보였습니다. 월요일...
지난 화요일 아침, 출근 셔틀에서 봄에 사 둔 데이터베이스 강의를 다시 열었습니다. 재생 목록의 네 번째 영상이었습니다. 처음 산 주에는 퇴근 뒤 두 편씩 봤습니다. 진도도 따로 적었습니다. 이미 아는 도입부가 생각보다 길었고, 어느 날부터 재생 목록을 닫아 뒀습니다. 이어서 볼 이유가 없었던 셈입니다. 월요일에 주니어 한 명이 느린 조회 쿼리를 같...
“열여덟 장인데, 너무 많나요.” 지난 금요일 오후 4시, 판교 사무실 작은 회의실에서 J님과 다음 주 사내 스터디 자료를 열어봤습니다. J님은 코드 리뷰에서는 설명을 잘합니다. 사람들 앞에 서면 머리가 하얘진다고 했습니다. 첫 장부터 배경과 용어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듣는 쪽에서는 아직 무슨 얘기인지 잡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지난 배포에서 실제로 생긴 오...
지난 목요일 저녁 6시 40분쯤, 판교역 출구에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횡단보도 앞에 고였다가 건너고, 다시 셔틀 정류장 앞에 고였습니다. 노트북 가방과 편의점 봉투, 통화하는 목소리가 뒤섞였습니다. E님이 이 시간에는 다들 같은 방향으로 걷는 것 같은데 정류장에 오면 갑자기 갈라진다고 했습니다. 듣고 보니 그랬습니다. 회사마다 줄의 간격도...
“이 조건은 코드만 봐서는 왜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주 수요일 오후, 판교 사무실에서 배포를 앞두고 H님이 자리로 왔습니다. 오래된 결제 연동에서 특정 응답만 한 번 더 확인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저도 코드만 보면 이상했습니다. 슬랙 검색창에 오류 문구를 넣고, 3년 전 장애 문서까지 열었습니다. 외부 결제사가 실패 응답을 늦게 뒤집었던 날이 있었고, ...
“아빠, 여기 서 있어.” 월요일 저녁, 밥을 먹고 난 뒤 딸은 거실 소파 앞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알려준 도토리 노래라고 했습니다. 첫 소절은 도토리가 데굴데굴 굴러가는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거기까지는 알아들었습니다. 중간부터는 단어들이 한 덩어리처럼 들렸습니다. 제가 박수를 반 박자 늦게 치자 딸이 손을 내렸습니다. “다시 해야 ...
지난 화요일 오후, 판교 사무실 자리에서 S님 화면을 같이 봤습니다. 개발환경 문서의 중간쯤이었습니다. 설치는 거의 끝났는데 다음에 뭘 확인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문서는 길었습니다. 명령어와 캡처도 충분했습니다. 어디까지 되면 첫 실행이 끝난 것인지, 권한이 없으면 누구에게 말해야 하는지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맨 위에 붙인 문장 기...
“내일도 어린이집 가야 해?” 일요일 저녁, 거실 바닥에 앉아 있던 딸이 물었습니다. 저는 어린이집은 평일에 가는 곳이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간다는 말부터 꺼냈습니다. 달력에서 빨간 날이 아니면 간다는 설명도 붙였습니다. 딸은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아내는 내일 아침에 이 선생님을 만나고, 토끼 가방을 메고, 하원 뒤에는 엄마랑 집에 온다고 차례로 말...
지난 월요일 오전, 판교 사무실에서 C님과 배치 작업의 수동 재실행 방법을 찾았습니다. 슬랙 검색창에 작업명, 장애 문구, 담당자 이름까지 바꿔 넣었습니다. 이십 분이 넘어가자 C님이 물었습니다. “찾으면 이 질문은 어디에 적어야 하나요?” 팀 위키를 같이 열었습니다. 빈 메뉴가 몇 개 있었고, 2년 전 화면 기준으로 적힌 문서도 있었습니다. 운영, 배치...
지난주 목요일 오후, 판교 사무실 작은 회의실에서 J님과 API 권한 코드를 보고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 질문이 끊겼습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편하게 물어보세요.” J님은 알겠다고 했고 화면은 그대로였습니다. 이해했는지 물으니 괜찮다고 했습니다. 다음에 어디를 봐야 하는지는 바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질문이 없다고 이해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질문을 만들...
“마지막 커밋이 언제죠.” 지난 목요일 저녁, 판교 사무실 스터디가 끝난 뒤 K님과 각자 학습용 저장소를 열었습니다. 둘 다 한 달 전이었습니다. 날짜가 나란히 찍혀 있어서 조금 웃었습니다. 끝나지 않는 할 일 K님 저장소에는 인증, 알림, 관리자 화면이 남아 있었습니다. 제 README도 비슷했습니다. 실제 서비스처럼 만들겠다는 문장만 길고, 실행되는...
지난 금요일, 판교를 빠져나온 퇴근 셔틀에서 저장만 해 둔 온라인 강의 목록을 다시 열었습니다. 분당 쪽까지 사십 분. 출근길에는 회사 메신저와 오늘 할 일을 보는데, 퇴근길에는 이상하게 강의 플랫폼이나 읽기 목록부터 누릅니다. 그날도 백엔드 강의 하나의 목차를 훑었습니다. 재생은 안 했습니다. 대신 온보딩 문서에 달아야 할 댓글이 떠올라 메모장에 두 줄 ...
지난 화요일 오후, 판교 사무실에서 신입 한 분이 배포 권한 오류를 잡고 있었습니다. 해결 뒤에는 과정을 팀 위키에 남겨 달라고 했습니다. 예전에는 장애나 큰 이슈만 적었습니다. 권한 설정, 로컬 환경 같은 삽질은 슬랙 대화로 끝남. 같은 질문이 세 번째 나온 날부터 온보딩 문서 끝에 칸을 하나 붙였습니다. 처음 막힌 지점 확인한 권한과 설정 아직 애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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